바람의 초대
곽미숙
그곳에 가면
산딸기로 초롱불 켜고
앵두가 예쁜 입술로 노래하고
애기똥풀
제 신명에 겨워 춤을 춘다
불쑥 찾아온 여름에
놀란 오디가
선들바람에 후드득 떨어지자
너도, 나도 한 움큼 주워
입에 넣으니
말 할 때마다 보랏빛 향기가 흐른다
보릿고개 땐
아이들의 주식이 되기도 했을
넉넉한 한상차림
모든 걸 다 주고도
더 못 줘서 미안해하던 엄마같이
갈 때마다 가득가득 담아주는
옻골 뒷산은 매일 잔치다
오늘도
바람이 살짝 초대장을 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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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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