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년 이어온 여성 산악회
꼬불꼬불 파마머리
빨간 모자 빨간 조끼 빨간 재킷
열세 대의 차가 토해낸
오백 개의 꽃송이
계곡엔 붉은 물이흐른다
집으로 가는 길
고막을 찢는 빠른 리듬에
비틀거리는 관광차
헉헉거린 세월도
아픈 다리도
소금친 미꾸라지처럼 뛰게 하는 황홀한 이탈
뼈 시려 차마 입 열지 못한 나는 귀에 피가 난다
내일 새벽이면 또 푸성귀 밭에 풀 뽑으러 가겠지
이것저것 싸서 자식에게 보내며
나는 괜찮다 괜찮다 하겠지 한 달에 한 번 가는 여성 산악회
날것 그대로의 열기에
집으로 오는 내내 차가
몸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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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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