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떨어질 동안 / 전 영 숙 (898회 시 토론작) > 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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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떨어질 동안 / 전 영 숙 (898회 시 토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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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떨어질 동안

 

전 영 숙

 

담장 위 넝쿨장미

한 잎 두 잎 떨어진다

 

고양이 발바닥처럼

사뿐히 내려앉는

꽃잎들

 

바닥은 벌써

화사한 꽃상여 같다

겹겹 죽음이

다 떨어질 동안

 

장미나무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햇볕은 꽃잎

떨어진 곳을 멀리

돌아 지나간다

 

소리 내지 않는 것의

발바닥에는 보드라운

침묵의 지문이

새겨져 있다

 

이맘때면

고요가

몸에 배이도록

뒤꿈치를 들고

한 생의 언저리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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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98회 물빛 시 토론 (2021.6.8.화) 저녁7시~9시 (T그룹통화)

    다 떨어질 동안 / 전영숙

    -글 소재를 가까운 곳에서 찾아서 한 광주리 만드는 재주가 있다
     2연 고양이 발바닥처럼/ 사뿐히 내려앉는~ 2연이 참 좋았다  (목련)

    -언제쯤이면 나도 이런 시를 쓸 수 있을까 부럽다 (해안)

    -4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는 무슨 뜻인가?  (코너리)

    -떨어져나간 상태, 죽음의 상태 – 고요한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고요함을 더 고요하게 지켜주는 의미  (서강)

    -2연 사뿐히 가 이상하다
     5연 돌아간다 는 무슨 뜻인가?  (돌샘)

    -고양이 발바닥에 큐션이 있다 사뿐히 내려 앉을 수 있다
     바닥은 그늘진 곳이 더 많지 않을까
     햇볕이 닿지 않은 부분을 보고 햇볕도 꽃잎 떨어진 자리를 지켜주려고
     멀리 돌아간다고 상상해 봤다  (서강)

    -3연 다 떨어질 동안 →  지나는 동안
     5연 제일 좋다  제일 마음에 든다
     6연 침묵의 지면 →  거친 침묵의 지면 으로 ‘거친’ 더 넣기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힘이 들지 않겠나
     7연 한 생의 언저리를/ 지나간다 →  6월이 지나간다
     제목 ‘다 떨어질 동안’ →  ‘뒷꿈치를 들고 가는 유월‘ 로 하면 어떨까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이디)


    이오타 교수님:
    -돌아간다 라는 말이 참 근사하다

     서정주/ 동천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피해서 간다
     
     5연 아주 좋다
     -햇볕은 꽃잎/ 떨어진 곳을 멀리/ 돌아 지나간다

     제목이 ’떨어질 동안‘
     ’떨어진다’ 라는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번 나온다
     떨어진다 - 상승과 하강

     릴케/ 가을
     나뭇잎이 떨어진다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듯
     저기 아득한 곳으로 떨어진다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진다
      (릴케의 ‘가을’ 첫부분)

     떨어진다
     마지막에 크고 부드러운 손이 추락을 받아들인다

     꽃잎이 떨어진다
     상승, 생이 있기 때문에 죽음이 있다
     죽음만 있는 것은 없다

     그리스 신화 이카루스 날개
     떨어진다, 죽음

     식물이 상승 - 꽃이 핀다
     죽음 - 꽃이 진다 떨어진다

     모든 생명은 상승과 하강의 한 과정
     탄생과 죽음의 한 과정
     전체적으로 그것을 형상화 했다

     4연 장미나무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굉장히 근사한 표현

     죽음이라는 아주 엄숙한 동작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그 장면 - 죽음의 무게
     정말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치, 배경, 환경
     
     추락의 미적인 장치, 떨어짐의 아름다운 표현
     고양이 발바닥처럼 사뿐히 내려 앉는 꽃잎들
     화사한 꽃상여
     햇볕은 꽃잎...
     오히려 죽음을 넘어서는, 이중적인 표현

     죽음이라는 엄숙한 동작을 장미나무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정지, 보고, 지키고, 견디고 - 자세, 태도

     햇볕이 멀리 돌아가는 거
     죽음의 크고 무거운 것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침묵의 지문 침묵의 힘

     문인수/ 적막 소리
     죽음이라는 것은 적막
     
     꽃 지는 것은
     7연 뒷꿈치를 들고 – 떨어지는 것을 견뎌서 일으키는, 재생하는
     상승의 작은 동작

     전체적으로 읽을 때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장면이라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깊이 있는, 의미 심장한 생의 환치

     전영숙 시인의 장점은 잘 환치한다 (바꾸어 쓴다)

     어떤 면에서는 처음 읽을 때 애매한,
     건너가기 힘든 주제가 있을지 몰라도
     들여다보면 해석이 잘 될 수 있다

     옛날에 공부 잘하는 여대생 이야기~
     T.S. 엘리어트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
     황무지 – 난해한 시
     
     난해하다
     1. 난해하지만 들여다보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2. 잘못된 것, 아무리 들여야 봐도 논리적으로 안 되는 것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실험적으로 쓰는 시 중에 전혀 말이 안 되는 것도 있다
     언어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드러내는 것
     
     언어를 통로의 수단– 사상, 감정, 도구로서 언어

     김춘수 시인 – 의미 배제
     언어 그 자체가 그림이듯 – 과격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난해하다
     
     추상화들이 처음 나올 때 미술평론가들이 이해를 못한 적이 있다
     개인적 취향으로는 과거의 그림들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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