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르쳐 주지 않는 당신 때문에
무작정 꽃불로 타오르는
가을산에 몸을 던졌습니다
태형의 아픔은
내 몸을 붉게 물들였지만
그것은 황홀한 고통이었습니다
이 꽃불 지고 나면
검은 뼈로 남을 내 모습
무거운 발목을 당신은 알기나 하겠습니까
날이 갈수록 차오르는
시린 가슴으로 돌아 눕는 젖은 눈길
강이 되어 휘어지고 싶은
마음을 다스려
당신 발 밑에 호수로 눕습니다
가끔,
당신이 던진 돌에 가슴 출렁이다
둥글게 파문 지으면
당신께로 가는 길
잠시 흐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