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엔 하늘이 너무 가까워
깔릴 것만 같아 숨이 차
서서 한평생 살아낸다는 게
가끔씩 아찔하게 느껴져
발을 내릴 때마다 땅에 머리를 박고
나뒹굴어 부서져 나갔던 팔 다리 몸통
제대로 잘 조각 맞춰 끌고 다닌 세월이
참 힘겨웠다고 관절마다
삐그덕거리며 비명을 질러대니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돌아보면 사기꾼, 바람꾼에 채이느라
한번도 성해본 적 없던 사랑 탓에
여기저기 바람든 오장육부까지
무얼 믿고 살아낼 수 있을지
환절기엔 두루 다 걱정이 되지
한약이랑 영양제랑 챙겨두고
한 시절 잘 버티어낼 참이야
꽃이 발광하는 봄이든지
빛에 작살을 맞는 여름이든지
한계절에 드는 건 몇 번을 반복해도
까무라칠 듯 신나는 절정이니
환절기 이 때만 조심하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