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눈은 오지 않았다 나는 고치 속에서 잠자는 애벌레처럼 긴 잠을 자거나.꿈을 꾸거나 <팡세>를 읽었다 밤이 되면 어둠이 석탄가루처럼 만져지는 것이 싫어서 마음의 불을 차례로 점등했다 사람들이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달콤한 수면에 빠지는 시간.그제서야 부스럭대는 나를 사람들은 이단자라고 질시했다 어쩌면 그들이 옳은지도 몰랐다 나는 개미처럼 부지런하지도 않고 꿀벌처럼 잉잉대며 꿀을 모으지도 않았다 나는 다만 .....고치 속에 갇혀서 눈부신 몽상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긴긴 잠을 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