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꽃잎에 찬비가 내리고
엎드려 떨고 있는 그대
앰뷸런스 싸이렌 소리에
하늘과 땅 끝의 혼란이 오고
뽀얀 고무신 속으로 거룩한 모습 감추며
숲속길 따라 조용조용 길 떠났다
얼굴 한 번 만지고 싶어
봄볕이 옥양목처럼 활짝 퍼진 날
그댈 보러 굽은 오리길 작은 궁전을 찾는다
명태에 오징어, 몇 잔의 청주 속으로
살 속 깊이 내 삶의 무게만큼
회한과 허무가 떨고 있다
진하게 피어 오르는 향내 속으로
다작다작 목이 타는 갈증은
어느 새 그와 내가 한 몸이 되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