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행을 했다
아직 짙푸른 산 귀퉁이
조금씩 물들어 떨어지고 있는 마른잎
건강한 젖줄을 먹었고 또 골고루 햇빛을 받은 것들은
아직도 시퍼렇게 기세가 살아있다
단풍나무 숲을 지나면서 보았다
줄기 중심부에 있는 속잎들만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을
아! 단풍나무도 겉은 멀쩡한 척
그 예쁜 잎을 출렁거려도
남모르게 속 터진 일이 많았나보다
모든것들은 세월을 그냥 견디고 있는가보다
이 변덕스러운 아침
마리아 칼라스를 들으며
단풍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내 방 카렌다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