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공 김씨
김윤현
모두가 벽을 피해 다닐 때
그는 벽을 찾아다닌다
모두가 벽이 앞길을 막아선다고 할 때
그는 벽 앞에서 삶을 막아낸다
산다는 것은 어떻게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모두가 벽을 만나면 고개 숙일 때
그는 꽃무늬 든 벽지 바르려 고개를 든다
오래된 벽지처럼 빛바랜 삶의 언저리에 꽃무늬 넣으려
벽에 다가서 보는 것이다
쑤시는 몸에 파스 바르듯
한 겹 한 겹 벽지를 날렵하게 바르며
허술하게 삶을 벽처럼 바로 세워보려는 것이다
풀 묻힌 솔로 자신보다 더 긴 벽지 바르다 보면
벽은 막다른 골목이 아니라
입에 풀이 부족했던 생을 막아보려는 그에게는
직장이 되었다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다가서는
장미가 가시 사이에서 피듯
벽 사이에서 삶을 세워보는 도배공 김 씨
그는 우리의 든든한 벽이다
*
저녁 7시 그룹 통화로 연결 하겠습니다
토론작은 총 5편 입니다
<시토론 순서>
1. 흰 바탕 / 정해영.
2. 구리스 / 김미숙
3. 모를 뿐이다 / 박경화
4. 노을구름 / 박수하
5. 내 몸보다 큰 / 전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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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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