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님이 지금도 줄줄 외는, 청춘의 열병이 느껴지는 시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22-09-21 14:03

칸나님이 지금도 줄줄 외는, 청춘의 열병이 느껴지는 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우리가 문학청년이었을 때,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열정으로 탐독하던 세기말의 작가들.

까뮈가, 랭보와 말라르메가 그랬던,

현실세계를 떠나 또 다른 세계를 갈망하던 버릇. 

그 때 암송한 시들은 지금도 잊히지 않고, 시심의 에너지를 제공해 줍니다. 

투병 중인 칸나님이 가끔, 줄줄 외워본다는 시를 소개합니다. 

놀라운 시정신을 느낍니다.   

 

 

태양병             

 

                                             ㅡ H.노바크

 

 

비정상적인 강한 열 속에서만 생존하는 

나는 토오라는 표범과 사는 말레이 여자 마라와 만났다. 

토오는 나를 미워한다. 

나는 마라 몰래 토오에게 구하기 힘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아직 따스한 암소 고기를 먹인다.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 길들지 말라고. 

갈색 피부의 마라 - 이 여자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이 여자를 소유하고 있기는 하나 

나...'토오를 내쫓아' 마라...'나는 토오가 없으면 잠이 안 와요' 

나는 토오를 미워한다. 토오는 마라의 애정의 일부를 뺏고 있다. 우리는 대륙의 절반을 뒤덮고 있는 열파의 한가운데 있는데 춥다. 

흰 여자가 흰 남자를 사랑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갈색 남자가 갈색 여자를 사랑할 때는? 

내 심장은 전쟁을 원하고 있다. 나는 마라를 사랑한다. 

마라는 일어선다.나체로 갈색으로 사랑하면서

나는 태양병이 무섭다. 

그리고 우리의 피는 소리를 지른다. 

호수 한가운데서 나는 세계를 향하여 소리 질렀다. '마라!' 

마라, 우리의 사랑은 안 죽어. 

태양은 나를 죽일 것이다. 

갑자기 광적인 생각이 엄습해 온다. 

죽음이 구제를 갖다 줄른지도 모른다는, 

그러나 숲의 화재는 광기다. 사랑하는 불 사랑하는 숲이여,너는 죽어야 한다. 

나는 마라를 고통 없이 사랑할 수 있으리라.

나는 한계 위에 서 있다. 아, 마라.

 

​[출처] 태양병 H.노바크| 작성자 살리달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8 Shall we dance? 2 인기글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10-28 2319
37 그러니까 그 비둘기가 2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5-01 722
36 시적 변용에 대하여 ㅡ 1930년대 시문학파 시인 박용철의 <시론> 중 일부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3-20 705
35 새단장 해주신 오즈님 내외분께 감사+889회 시 토론회 재안내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1-26 560
34 제90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 ㅡ 후기2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0-28 552
33 889회 시 토론용 ㅡ이규석님의 <동병상련>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1-26 545
32 나뭇잎 지구/ 이혜선의 시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7-22 536
31 이혜선 시인의 <운문호일, 마른 닭뼈>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3-20 515
30 미토스(mythos)에 관해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6-29 506
29 흰 눈-ㅡ 공광규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2-11 490
28 제90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2021.10.26) ㅡ후기 1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0-28 481
27 새 단장한 물빛 홈을 둘러보며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1-26 466
26 수필 한 편 올려 봅니다 4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8-25 464
25 물빛 38집 <꽃이라는 도시> 출판기념회ㅡ제2부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1-25 445
24 물빛 38집 <꽃이라는 도시> 출판기념회ㅡ제1부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1-24 437
23 김영미 시인의 시 <빗소리>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3-27 435
22 프랑스 시인 쟈끄 프레베르의 시와 김혜순 시인의 시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03-28 425
21 이용하 시인의 첫 시집 <너는 누구냐> 중에서 시 두 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1-10 422
20 시인은 왜 시를 쓰는가ㅡ정호승 편(옛 글)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2-16 404
19 농협 계단에 앉아서 / 이용대 시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9-18 403
18 사과꽃 / 류 근의 시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9-14 397
17 김기림의 산문시 <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4-20 395
16 휠덜린을 읽으며/ 김지하 시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6-20 386
15 다행이라는 말/ 천양희 시인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10-28 382
14 물빛 38집 <꽃이라는 도시> 출판기념회ㅡ제2부(연이어) 2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11-25 382
13 소금쟁이 설법/ 최동호 시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3-29 373
12 배추론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10-05 371
11 이탈리아 어느 마을, 관광지 눈으로 여행 가기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9-18 367
10 제889회 물빛 정기 시 토론회 후기ㅡT그룹 통화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1-27 356
9 2월 25일(목) 용학도서관 <시인과의 만남> 시간에 2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2-26 354
8 김지향 시인의 <눈뜨는 잎사귀>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2-16 352
» 칸나님이 지금도 줄줄 외는, 청춘의 열병이 느껴지는 시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9-21 346
6 흰 부추꽃으로/ 박남철 시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6-20 346
5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1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1-25 318
4 889회 토론용 시 <빅 브라더>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1-01-26 288
3 책이 무거운 이유/ 맹문재 시인의 시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6-07 244
2 폐사지처럼 산다/ 정호승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10-07 222
1 그믐달/ 천양희 시인 조르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6-08 222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