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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하 시인의 첫 시집 <너는 누구냐> 중에서 시 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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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아카데미 시선>에서 온 메일을 읽다가, 기발한 착상(시적 상상력)의 시라는 생각이 들어 옮겨봅니다. 
 

뇌 하나 추가요 


                   이용하

 

 

문어는 다리가 여덟 개인데 뇌는 아홉 개다 머리에 있는 두뇌 말고도 다리마다 그것을 담당하는 뇌가 하나씩 있다 

그래서 다리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또 다리가 잘려나가더라도 새 다리가 나와 자라면서 뇌도 새로 생긴다 

문어는 나보다 훨씬 진화한 종이다 나는 뇌가 딱 하나만 더 있으면 좋겠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말이 먼저 나가서 난처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내 얼굴에 스스로 먹물을 뿌리고 도망친다 내 혀에도 뇌가 하나 붙어있으면 좋겠다 말하기 전에 생각부터 해서 

이제 먹물을 그만 뒤집어쓰고 싶다 혀가 정 마음에 들지 않을 땐 잘라버려도 되는 문어가 부럽다.

 

 

줄글로 쓰인 시인데 화면에 너무 빽빽해 보여서 임의로 줄을 바꿨습니다(조르바). 

 

 

니뭐꼬?

 

 

이뭐꼬?

화두를 들고 월정사 선방에 앉았다

두드러기처럼 일어나는 망상에 화두는 달아나고

날숨과 들숨이 고르지 못해 가슴이 답답했다

 

전나무숲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것 같았다

선방을 나와 숲으로 들어갔더니

나무들도 모두 참선 중,

호흡에 집중하고 있었다

 

말석에 가만히 앉아서

나무가 내쉬는 숨을 받아 깊이 마시고

내 숨을 천천히 내주었다

나무와 리듬을 맞추니 화두가 저절로 잡혔다

 

그 자리에서

500년을 수행한 전나무 방장이 내게 물었다

 

니-뭐-꼬?

나-무-요! 

 

 

  ㅡ 이용하 시인의 첫 시집 『너는 누구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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