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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곽미숙

향나무 두 그루

대문 옆에 장승처럼 서 있다

 

제 멋 데로 뻗은 팔

헝클어진 터벅머리

바람도 비켜가는

뻣뻣한 성질

 

예쁜 곳 하나 없이

덩치만 커

 

토끼로 바꿔보고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사랑 담뿍 담아

하트도 만들어보지만

생각뿐

 

미련하게 커 버려

애써

곱고 둥글게 다듬어도

뾰족뾰족 다시 나올 터

 

그냥 두면

더 손대기 힘 든다며

차라리 자르라고

한 마디씩 건네지만

 

먼 길 돌고 돌아

고향집에 둥지 틀 때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준 것은

그라

썩은 낙엽 모아 밑 둥에 깔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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