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곽미숙
향나무 두 그루
대문 옆에 장승처럼 서 있다
제 멋 데로 뻗은 팔
헝클어진 터벅머리
바람도 비켜가는
뻣뻣한 성질
예쁜 곳 하나 없이
덩치만 커
토끼로 바꿔보고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사랑 담뿍 담아
하트도 만들어보지만
생각뿐
미련하게 커 버려
애써
곱고 둥글게 다듬어도
뾰족뾰족 다시 나올 터
그냥 두면
더 손대기 힘 든다며
차라리 자르라고
한 마디씩 건네지만
먼 길 돌고 돌아
고향집에 둥지 틀 때
그래도 끝까지 기다려준 것은
그라
썩은 낙엽 모아 밑 둥에 깔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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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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