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20-12-09 12:34

붉게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제목도 하이디님 못지않게 묵직하고 새롭다고 생각합니다.
"머리카락"이나 "손톱"은 일종의 소모품 같은 것인데
이러한 류들은 소멸이나 존재의 죽음 같은 의미로 확장해 볼 수 있습니다.
소멸되는 것들!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들은 육신적으로는 아프지 않지만,
마음으로는 아프다고 볼 수 있겠지요.
이러한 존재론적인 질문을 이 시는 던져준다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연이 다 의미심장하지만
이 시의 압권은 4연이라고 생각합니다.(조르바)
“가을 볕 아래 서 있는 나무를 본다/붉게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단풍잎이 맹렬하게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가을 볕 아래 서 있는 나무”가 주는 익어가는 것들에 대한 성찰의 의미.
“붉게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이라는, 한참 생각하게 하는 말(뭐지???)
‘모세의 떨기나무’를 연상케 하는, 자연현상을 넘어서는 초자연적 신비를 느끼게 한다는 말.(조르바)
“단풍잎이 맹렬하게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구절 역시
단풍잎이 자기 색채,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곳은 어디인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자각하는 존재, 즉 현존재(Dasein)로서 특별하게 세계에 반응합니다,
존재론적인 질문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세계에 반응하는 방식이겠지요.
그래서 이 시의 폭이 가까운 몸에서부터 우주까지로 울림이 큰 것 같습니다.
“소리 없이 헐거워지는 공중”이라는 말 역시.......
공중은 빈 공간이지만 꽉 차였던 것이 헐거워지는 느낌을 주는,
움직임을 거느린 표현이 시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조금씩 사라지는 내 것 아닌 내 것들” 정직하고 따스하게 읽힙니다.(조르바).
“오늘도 이만큼 죽었다”라는 말에 그렇게 공감하면서 따라가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마지막 연에서 티 하나를 발견하십니다.
“망설임이 있어야겠다”라는 운문적 주문(산문적 주문이 아닌^^)을 하십니다.
이 시의 품격에 비추어, 쉽게 쓴 말 같아서
직접 말하기보다 에둘러(?) 말하라는 고난도의 요청 같습니다.
서강님께서는 능히 감당하실 수 있는 “하이 파이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이만큼 살았다”(?) ㅎㅎ, 우린 그런 Hi-Five로도 충분히 만족하지만
서강님의 마지막 향기를 곁들인 수정본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 이 시의 호소력에
‘조바심 나도 느긋하게’ 화룡점정의 시를 기다려보겠습니당.^^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711 답변글 정말 오랫만이예요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12 430
6710 답변글 메나리님이 나오시다니.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1-01-13 254
6709 궁금한 게 있어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09 798
6708 단풍여행 (퇴고) cornerlee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09 268
6707 어느 별장에서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04 314
6706 답변글 어느 별장에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13 246
6705 새해, 휴식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04 379
6704 부러진 고목에 답하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2 264
6703 답변글 부러진 고목에 답하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3 236
6702 답변글 부러진 고목에 답하다/무겁고 어려워요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12-24 322
6701 답변글 부러진 고목에 답하다/무겁고 어려워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31 420
6700 답변글 우찌하노? 망각의 힘을.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12-31 477
6699 오늘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2 462
6698 답변글 오늘이라고라!!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3 396
6697 새로 태어난 너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2 223
6696 답변글 하늘공원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3 310
6695 봄의 장례식 하이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2 361
6694 답변글 봄의 장례식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3 417
6693 88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T그룹 통화) 안내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20 209
6692 답변글 887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T그룹 통화) 후기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1-01-12 546
6691 이재영 선생님, 동시로 등단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6 429
6690 답변글 이재영 선생님, 동시로 등단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7 646
6689 답변글 이재영 선생님, 동시로 등단/봄볕에 탄 말씀도 같이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12-17 662
6688 답변글 산산조각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8 388
6687 갈매기를 사랑한 남자/류시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5 229
6686 <희망가>와 <이 겨울에>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5 194
6685 12월17일 이진흥 교수님 강연(용학도서관) 연기 안내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1 432
6684 제886회 <물빛> 정기 시토론회 후기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9 429
6683 단풍 여행 cornerlee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8 447
6682 답변글 단풍 여행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0 220
6681 답변글 단풍 여행 cornerlee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10 360
6680 붉게 물든 그 말 해안 이름으로 검색 2020-12-08 373
6679 답변글 붉게 물든 그 말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9 396
6678 붉게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8 361
» 답변글 붉게 타올라도 뜨겁지 않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9 157
6676 오늘 토론할 작품 올립니다.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8 429
6675 답변글 SF영화, 인터스텔라 같은 여운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9 262
6674 산문적 나이 하이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8 184
6673 답변글 산문적 나이가 주는 중후한 미덕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9 199
6672 물빛 37 봄볕에 탄 말 오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5 400
6671 답변글 물빛 37 봄볕에 탄 말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12-06 267
6670 답변글 오즈님이 나타나시길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2020-12-07 369
6669 봄볕에 탄 말 잘 받았습니다 하루 이름으로 검색 2020-12-04 403
6668 물빛 886회 정기 시 토론회 안내-12월 8일(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3 393
6667 답변글 12월, 1000자 에세이 한 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3 286
6666 답변글 반갑습니다 하루님~~~^^ 침묵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12-04 22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