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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885회 정기 모임 후기ㅡ 37집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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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빛 885회 정기 모임(2020년, 37집 출판기념회) 후기**

ㅡ 일시 : 2020년 11월 24일 (넷째 화요일) 저녁 5시 10분
ㅡ 장소 : < 비원> 한정식
ㅡ 참석자 : 이진흥 교수님, 장하빈 선생님, 이진엽 선생님, 김상환 선생님, 김동원 선생님, 이정수 교수님(물빛 표지 사진)
정정지, 정해영, 고미현, 남금희, 곽미숙, 이재영, 박수하, 이규석, 전영숙, 김학례, 이도원(17명)

11월 넷째 주 화요일의 저녁 5시는 조금 한산했습니다.
동인지 37집 <봄볕에 탄 말>이라는 플래카드를 예약된 룸에 걸고,
초대손님들을 기다리는 설레고 황홀한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식사 장소인 <비원>에는 당연히 우리 모임이 저녁 첫손님이 되었지요.
역할 분담으로 따뜻하고 왁자한 동인분들의 입장에 이어 총총총
뵙고 싶었던 선생님들이 올 출석!!! ㅎㅎ
동인지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해주신 이정수 교수님의 등장으로
중후한 분위기, 다정한 듯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출판기념회 인증샷마저 저절로 화사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출판기념회의 '핵'이라 할 수 있는 2부 시간을 소개합니다.
사랑방 시인 네 분께서 동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시세계를 짚어주셨습니다.
물빛 36집(2019년)에 실렸던 동인들의 시에 대한 감상평과 아울러
저희들이 낭송한 시에 대해서도 고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김동원 선생님께서 곽미숙 님의 <봄비>를 읽으시고 “서정시의 본령을 다시 생각한다”는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봄’이라는 시간성과 ‘비’의 공간성이 돌탑을 쌓아가는 노인의 외로운 행위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의미 있는 수채화를 낳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해영님의 <둘레를 얻다>를 감상하시고 “시의 값이 100원이라 하면, 제목의 값이 90원 정도”라 할 만큼 제목이 중요한데, 제목이 신선하고 멋지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정해영 시인이 낭송한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에서도 제목 값이 95원이라 할 만큼 좋다고 하셨습니다.
고미현님의 <봄날 같은>을 감상하시고 “밥 한 술 입에 넣고 오물오물/ 우주를 삼킨다”라는 시적 표현이, '오물오물'과 '우주'라는 대비가 어마어마한 의미로 다가온다고 하셨습니다.

장하빈 선생님께서는 “잘못 든 길이 길을 만든다”는 옛말을 꺼내시면서,
선생님께서 계신 <다락헌>에서, 열두 해 동안 쭈욱~ 다니시던 길이 없어지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늘 산책하시던 그 길이 사라지게 돼서, 새 길을 찾아 나섰다는 말씀 같았습니다. 근처에 있는 OOO못에서 아낙이 물동이를 지고 나올 것 같아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낙과 마주칠 것만 같은 심정으로 길을 찾아 헤맨 결과.......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숨은 사랑을 만났다고 합니다. 팔공산 안에서 지금까지 다니시던 길보다 더 멋진 비경을 발견했다는 뜻 같습니다.
정정지 님의 <자화상>에 대해 “뱀의 다리를 버리고 용의 눈을 취하라”라는 말처럼 '구절초'를 용의 눈으로 살리면 장하빈 쌤께서 자신의 <자화상>으로 삼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시를 빼앗고 싶으신 모양... ㅎㅎ 정정지 시인의 시는 선녀의 옷처럼 바느질 한 자국이 없다(천의무봉)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이재영님의 <별> 역시 윤동주 시인의 <서시>와도 같은 맑은 향기를 전한다고 하셨습니다.

김상환 선생님께서는 “우리는 시인으로 산다”를 강조하셨습니다.
우주를 지배하는 2개의 법칙을 『중력과 은총』(시몬느 베이유)이라고 한다면 중력은 끌어내리는 힘이고 은총은 끌어올리는 힘에 해당합니다.
곧 삶이 주는 고통의 중력을 어떻게 승화로 옮길 것이냐 하는 문제가 문학과 시간의 문제, 우리가 시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규석님의 <이별2>에서는 “인간은 사라지는 존재”라는 장 보드레르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이 “존재의 은닉” 문제를 관찰자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시로 읽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김춘수 시인이 분류한 시의 네 종류, 즉 전통서정시 계열과 숨은 화자가 있는 physical poetry, 실험성이 강한 시, 현실의식이나 메시지가 강한 시에 대해 짧게 설명하시고 결국 시를 쓰는 우리에게는 “나의 시, 너의 시, 그의 시”로 읽히는 문제라고 모아주셨습니다.
장수풍뎅이를 객관적 상관물로 등장시킨 시인도 놀랍지만 그걸 독각신선(獨角神仙)의 의미로 처억~파악하신 김상환 선생님의 예리한 촉도 놀랍습니다.

이진엽 선생님께서는 전영숙 님의 <접시꽃>에 대해 접시꽃이 태양 아래서 담고 있는 자연의 의미가, 3개의 원형 이미지(접시, 접시꽃, 보름달)로 연결되어 신화비평적으로 접근해도 좋은 시가 탄생했다고 하셨습니다.
박수하 시인의 <닭모이>에 대해서, 먹이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화자의 몸이 해체되는 경험을 통해 육신의 탐욕과 이기심을 성찰한 시라고 하셨습니다. 특히 약육강식의 삶에 대한 화자의 자괴감, 속된 인생을 살았다는 순결의식 등이 이 시에 나타난다며, 시인이 크리스천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시인의 속까지 읽어내셨습니다.

김학례 님의 <절개>와 <벚나무>도 아름다운 시로서 우리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낭송하셔야 했는데 오히려 특송하시게 되어... 낭송 시간을 놓쳤습니다.
김학례 시인은 문학과 음악, 둘 다 포기 못하시겠지만
내년에는 사랑방 선생님들과 우리 교수님의 관심을 배로 받게 되어
시에 더 치중하실 것 같은 예감. ㅎㅎ
출판기념회에 어울리는 노래와 고혹스런 빨강 목도리, 아이보리 색 원피스는 물빛의 명 카수답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설렘을 갖게 했습니다.

올해 현진건 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이도원(딴죽) 소설가가 오랜만에 나타나주셔서 또한 기뻤습니다. 한번 물빛에 발 담그면 떠날 수 없다는 걸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문인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이경희 동인님도 이 글을 읽으시리라 짐작합니다. 37집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주신 좋은 시편들에 감사드립니다.
한마음으로 협조해 주신 동인 여러분들 모두가 물빛의 자랑입니다.

고미현님께서 정년퇴직 기념 타올을 선물하셨습니다.
이재영님께서 10만원을 찬조금으로 후원하셨고, 정해영님께서 매년 오래 숙성된 최고급 와인을 선물하셔서 참석자들 모두가 건배했습니다.

교수님의 한결같은 사랑은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릴케)에 해당합니다.
꽃은 밥이나 자동차와는 다른, 즉 도구적 사물이 아니라 “무목적의 목적성”을 생각게 하는 대상입니다. 수로부인에게 바치는, 암소를 끌고 가던 노인의 <헌화가>처럼 교수님은 언제나 물빛에 헌화가를 바치는 지극한 진실 그 자체입니다.
물빛의 대명사이신 우리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산청의 이학근(두칠님) 시인의 시집도, 서명해주신 그 이름대로 두루두루 잘 전달했습니다. 김세현(칸나님) 시인께도 전달됐습니다.
물빛의 열정주의자, 칸나님께서 이 자리에 참석을 못하셔서, 시집 안에서 웃고 계신 두칠님 얼굴을 들여다보고 계실 것입니다.
내년에는 칸나님도 병상에서 일어나셔서, 회장단 대열에 참여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물빛 37집의 공로자인 동인 모두의 협조와 사랑에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감동상>을 선물합니다. 토닥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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