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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2 13:09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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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돌샘 이재영

이정표 없이 그냥 따라가다가 길을 잃었다 태
양을잃었으니,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도 없이 캄
캄한 밤 갈팡질팡 헤맨다

내 나이 열두 살, 진창에 빠져 넘어지고 엎어지며
허우적거리다가 일어나서 나의 길 열며 찾아 간다
방향도 없는 길, 가다가 막히면 돌아서 가고 갈림
길 만나면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다 길 찾아간다

가도 가도 먼먼 길, 산 넘어 가면 이상(理想)세계,
먼 곳 불빛 향해 끝없이 간다 수없이 좌절하고
넘어져도 일어나서 마음 다지면서 길 찾아간다

천파만파 겪은 후 인생 말년에 찾은 나의 봄길,
문학과 서예, 문인화는 내가 가야 할 숙명의 길
할아버지는 내게 아홉 살에 붓을 잡게 하고, 시
조 백수 책 사주시면서 한시 창(唱)하시면서 내
게 꿈을 심어 주셨다

이제부터 가는 길은 희망의 불빛 바라보면서
가는 길, 순탄하고 바쁠 것 없으니 기쁨 넘치
나, 꿈을 이루기엔 머나먼 이상세계, 과욕부리
지 않고 순리대로 차분히 정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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