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속삭임

20-10-13 13:31

겨울 산 / 곽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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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

곽 미 숙

산을 오른다

사람 발길 뜸한 곳에
문 닫힌 점포처럼
길 막은 낙엽

허리 굽혀 살금살금 오르니
앙상한 머리 흔들며
우우우 운다

아버지의 굽은 등처럼
울퉁불퉁 뼈만 남은 능선
멀리 계곡엔
짖은 어둠이 쌓여있다

가난한 속내 들켰나
겨울 산이
빛바랜 옷 사이
슬며시 남은 햇살을 건넨다

내려오는 길
깡마른
산의 비명에 발이 후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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