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돌아오다
고미현
삼각형 이름표가 창밖으로 하염없이 바라본다
봄꽃이 피고 지는 동안
세기를 지나온 은행나무는 숨죽이며 서 있다
닫힌 교문이 아슬아슬하게 열리는 초여름 아침
마스크 너머로 함박웃음 머금고
기쁨을 어깨에 메단 아이들은
들뜬 걸음으로 콩콩콩 들어선다
2학년 5반, 보고 싶은 얼굴
울컥, 눈시울이 젖는다
주인이 주인으로 돌아온
길게 늘어진 새학년 첫날
마음은 푸릇푸릇 설레는 3월이다
눈빛으로 말하고
혼자서 놀아도
첨벙첨벙 바다를 누비는 가득한 행복
잃어버린 일상의 소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