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의 도입부
수국 꽃 피어 넘실거리고 물결치고 파도치는 모습이 생동감을 주는 상황.
시인의 세밀한 관찰력이
“크고 둥근 한 송이 꽃 속에/ 수십 송이 작은 꽃들”이라고
독자들 눈에 그것이 선~하게 보이도록 그려주고 있네요.^^
2. “봄의 쪽배”는 참으로 신선감!
그것만 있으면 언제든 타고 떠날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을 주는 표현.^^
작은 꿈, 혹은 희망의 나라를 향해 (갈 수 있도록) 밀어주던
쪽배라는 원형상징이 봄과 어울려
정말이지 꽃의 나라에 풍덩 빠져 살고픈 몰입감!!!
그런데 갑자기......
3. “수국이 뿌리째 뽑혀 없어졌다”
시인에게는 정말,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를
근원적으로 달라져 버린, 일종의 대전환이 일어나서
충격과 텐션을 준다고 하십니다.
존재(being)에서 허무 또는 무(nothing else)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
이쯤에서....
교수님의 고난도 주문이 들어갑니다!!!
뒷 연으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 한 연을 요구하십니다. ㅎㅎ
고난도의 주문을 소화할 능력이 있는 분에게만 제공.
물의 나라(水國)가 사라지고 수국이 점령했다든가
혹은 수국이 사라지고 水國이 점령하든가 간에...
그런 내용을 삽입해 보라 하십니다.
(조르바는 어려워서, 사르르 졸았습니다.)
4. 헐빈했다는 사투리도 감칠 맛 나지만....
‘헐렁했다’, ‘헐겁다’, ‘훌빈했다’ 등을 따져보시고
꼭 써야 할 경우에는 당연히 사투리를 택하겠지만
시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표준어가 독자에게 친절할 듯 싶습니다.
5. “달빛도 길고양이도 모르는/ 은밀한 꽃의 세계가”에서는...
달빛과 길고양이,
낯선 두 매개물이, 그 사이의 거리가 멀어
더욱 긴장감과 탄력을 주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6. 우리 삶이, “오고 가는 것으로/ 깊이 파인 상처”라는 것을 아는 시인의 눈.
우리 삶이, 폭풍 뒤의 폐허가 된 땅과 같은 상태임을 아는 시인이
이제 특정한 깨달음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즉, 그것 모두가 꽃자리였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몰라도 돌아보면 우리 삶이 모두 꽃자리였다고 말하는
이 화자는 도대체 뭐여~~~??? ㅎㅎㅎ
무척 너그럽고 성숙한 시야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보기에 부정적인 것도
알고 보면 (또는 결국)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씀.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듯,
그 바람 끝에 그 팔할은 모두 꽃자리였다고 회억하는
돌아보면 알게 되는 그 깊이....
폐허로 얼룩진 상처가 아름다운 꽃자리였음을
깨닫는 것으로 귀결되는 이 시는
잘 빚은 항아리 같은 깊은 맛!
오독으로 시의 의미를 제대로 꺼내신 교수님과 시인의 혼연일체.
시인 가라사대,
타인의 상처는 우리가 잃어버린 꽃자리였다고
그걸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 시의 감상을
교수님께서는 인도의 3신(비슈누, 크리슈나, 시바)을 예로 들면서
설명하셨는데 (조르바는 조는 중)
아마도 짐작건대
그들은 창조의 신, 현세의 보살핌을 제공하는 신, 파괴의 신 등으로
그 성격(역할)을 나눌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한 가지
결국 이 시에서 보여주는 한 가지,
나 앉은 자리가 꽃자리임을 말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묘한 말씀입니다.
이러니 기막힌 시가 탄생할 수밖에 없습니다요.
아리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