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정정지)
노래의 선율을 타고 오기도 하고
밥 끓는 냄새와 함께 찾아오던 어머니
오늘은 노을에 실려왔다
과수원은 동구 밖 시내 건너 있었다
높은 원두막이 있던 그곳에 들렸다
집에 가는 길
실바람이 어루만지고 있는
물새 발자국이 찍힌 백사장을 지날때면
가장 고운 얼굴로
우리를 내려다보던 저녁 노을
노을 뒤에 어둠이 온다는걸
알지못하던 나는
꼬옥잡은 엄마 손 말고는
더 필요한것이 없었다
그 포근하고 따뜻하던 손
화석처럼 새겨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