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의 순정(純情)이 엿보이는 시입니다만....
시가 밋밋해서 새로운 인식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말들
(“강산이 수없이 변했고/ 세월은 무수히 쌓였”다거나 “그리움 해일(海溢)처럼 밀려온다” 등)
대신에
화자만의 새로운 말로 애틋한 정황을 드러내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게 합니다.
“삼백예순 날을/ 하루같이 눈앞에 바라만 보았다”에서 조사 사용의 문제에서!
“~~~눈 앞에 보인다”또는 “눈앞을 바라만 보았다”라야 어법에 맞다는 말씀.
“세월은 무수히 쌓였건만,/ 이젠 한 송이 하얀 백합꽃으로 남아”에서도
“~~하건만”이라는 썼다면,
앞말과 뒷말이 반대개념이어야 한다는 지적.
예컨대 “이젠” 대신에 “아직도”라면은 어법이 자연스럽다는 가르침이 계셨습니다.
“이젠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 모습 지금도 옛날같이 고우실까”라는 생각 또한
매개물을 끌어와서 대상화해야 시적 진술이 되겠습니다.
또한 경어체가 시 전체 어조에서 갑자기 돌출해 있어서 어색하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애모>에 등장하는 대상은 화자가 꿈꾸는 환상의 여인 같습니다.
왜 “그 사람”은 한 송이 백합꽃(2회 반복)이어야 하는지,
“앉은 자리마다 향기로 적셔놓”는 여인,
아무리 눈 닦고 봐도 “별빛 눈” 여인은 없을 듯하온데
화자가 욕망하는 대상은 환상이 아닌가 싶어 질투가 납니다요.^^
화자의 환상을 따라가기 위해, 여인 하나를 데려와
그 자리에 앉힌 것은 아닌지요? ㅎㅎ.
하늘과 땅을 헤집고 다니며, 영혼의 갈증을 바람기로 다스리는
<희랍인 조르바>에 의하면...
“이건 순진한 애모야!” 하면서 농밀한 비법을 일러줄 듯도 싶습니다만.....
황진이처럼 당차게 쥐락펴락, 임을 꿰차는 기술이 있다면
시 속의 화자는 애모에 성공할 듯 싶습니다.
애모를 애모답게 만들고 계시는 동안
선생님은 더욱 청년이 되실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