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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시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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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시대·7
― 옮겨가다


남금희



삼시 세끼 남은 음식
작은 찬통에 비우고
널브러진 살림들 좁혀 세운다

웃자란 다육식물 줄기 꺾어
흙에 박아두고
먼지 앉은 책들
눈 질끈 감고 들어낸다

몸이 땀 흘리는 대로
마음 따라 가니
해 질 무렵 근심도
너를 사랑한 기억도 내려놓는다

보이지 않던 자리
마음 옮겨간 자리
계절 바뀐다고, 창 밖 나무들
살짝 부끄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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