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미인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20-09-09 10:37

머리카락 미인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머리카락 미인


정해영

등에 붙은 흰 머리카락을 떼어주다가
스무 살 적
그의 어깨 너머(로) 떠오르던
푸른 앞날을 보았다

겨울 아침
언 손이 펴지지 않았을 때
셔츠의 단추를 채워 달라던,
그 때는 그 뜻을 알지 못했다

머리를 빗을 때면
아직도 귀속에 살고 있는(△)
머리카락 미인이라는 말
평생 빠져 나올 수 없는 바다였다

아무도 일러 주지 않았지만
세월이 일러 주었다
허우적거리던 나를( or 그 옛날을)
나이가 건져 주었다

이제 알겠다
무심코 손이 하는 일들이
수심을 모르는 깊은 바다에
스스로를 밀어넣는 일이었음을



1. “머리카락 미인”이라는 제목이 “긴 머리 미인“(조르바)이라는 말보다 더 넓고 독특한 개념이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교수님, 서강님).
2. 수식어가 피수식어를 한정하지 않도록, 형·부를 조심하라는 말씀
예컨대,
1) 타인의 등에 붙은 흰 티끌 →→ 등에 붙은 흰 티끌 →→
티끌 대신에 “등에 붙은 흰 머리카락”
2) 단정한 그의 어깨 너머 →→ 그의 어깨 너머 +떠오르던

3. 교수님의 예시 소개

화살과 노래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공중을 향해 화살 하나를 쏘았으나,
땅에 떨어졌네, 내가 모르는 곳에.
너무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을
시선은 따라갈 수 없었네.

공중을 향해 노래 하나를 불렀으나,
땅에 떨어졌네, 내가 모르는 곳에.
어느 누가 그처럼 예리하고 강한 눈을 가져
날아가는 노래를 따라갈 수 있을까?

오랜,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 참나무에서
화살을 찾았네, 부러지지 않은 채로.
그리고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친구의 가슴속에서 다시 찾았네.

교수님께서 일러주신 롱펠로우의 <화살과 노래>의 전문입니다.
어릴 때 화살 쏘기 놀이를 하던 기억에서 시가 잉태되었나 봅니다.

화살은 참나무 숲에 그대로 박혀 있고,
노래도 친구 가슴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내용.
한 때의 꿈과 희망이 세월 지나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사라진 듯 보여도)
여전히 친구의 따뜻한 가슴 속에 남아 있다는, 긍정과 희망의 노래입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73 답변글 코로나 19 /이규석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321
6572 망각시대 7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8 152
6571 답변글 망각시대 7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225
6570 구두를 들고 맨발로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8 954
6569 답변글 구두를 들고 맨발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437
6568 머리카락 미인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9-08 505
» 답변글 머리카락 미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215
6566 880회 물빛 정기 시 토론회 안내-티그룹 통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7 222
6565 사과를 깎으면서 (이진흥)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3 156
6564 이규석 선생님께 올리는 용기 한 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2 149
6563 879회 정기 시 토론회(T그룹 통화)를 마치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141
6562 답변글 회장님 감사합니다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7 187
6561 답변글 목련님의 맑음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2 165
6560 애모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242
6559 이별 박물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215
6558 답변글 이별 박물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7 134
6557 연꽃은 없고 연잎만 남아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179
6556 답변글 연꽃은 없고 연잎만 남아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7 279
6555 처서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259
6554 답변글 처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243
6553 879회 정기 시 토론회 안내(T그룹 통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831
6552 티눈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601
6551 답변글 티눈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647
6550 끝 엾는 기다림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229
6549 답변글 토론회에서의 감상 후기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649
6548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83
6547 답변글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3 143
6546 답변글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8-14 399
6545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 놓고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96
6544 답변글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 놓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219
6543 878회 정기 시 토론회-T그룹 통화 안내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94
6542 바닥을 드러내다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58
6541 답변글 바닥을 드러내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52
6540 아침에 지다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46
6539 답변글 아침에 지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72
6538 김동원 선생님의 시선집, 『고흐의 시』를 받아들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8-05 180
6537 877회 물빛 시 토론회 후기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226
6536 숨바꼭질/ 이규석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217
6535 답변글 숨바꼭질/ 이규석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512
6534 877회 물빛 시토론회 안내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150
6533 이동파출소/ 조르바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235
6532 답변글 이동파출소/ 조르바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147
6531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510
6530 답변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208
6529 안부 정정지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367
6528 답변글 <안부에 대한 토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9 367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