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 놓고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겨운속삭임

|
20-08-12 15:22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 놓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전 체 목 록
바야흐로 배롱나무가 한창인 요즘입니다.
배롱나무는 일본에서 “원숭이가 미끄러지는 나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줄기와 껍질이 매끈하다고 합니다.
이쪽 나무줄기를 살살 간질이면 저쪽 줄기 끝이 간지럼을 탈 정도로 민감한 나무라고 합니다.
멋진 시라는 칭찬. 이른바, 칭찬 시리즈!!

1연에서
“뿌려 놓은 듯/ 뱉어 놓은 듯/ 온 가지에 우글우글한 분홍” 생동감 있게 감각적으로 전달되는 느낌이라는 칭찬(시각과 촉각의 공감각적 느낌을 받음-조르바)

2연에서
“초록바탕에 꽃 가라(무늬)/ 촌티 나는 월남치마를” 곱긴 하지만 그야말로 촌티 펄펄 날릴 수 있는 어여쁨이 드러난다고 칭찬.
선비의 집이나 사찰, 서원 등에서 볼 수 있는 귀티 나는 배롱나무를 이렇게 새롭게 봤다고 칭찬.

“붉은 백날을 내밀어 놓았다” 에서 백일은 치성을 드리는 시간.
백일잔치처럼 기념하거나 백일기도처럼 정성을 쏟는 시간의 단위이기도 하고 곰이 사람으로 변할 만큼의 신화적인 시간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의미가 깊습니다.
그런데 배롱나무의 둥그런 느낌의 수형(樹形)과 "내밀어놓았다"는 말은 약간 튈 수도 있다는 지적.

그 때문에 3연은
옥에 티처럼 약간 비이미지적인 서술어어서, 이미지가 있는 말로 대체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깐깐한 주문. 이 정도의 격(格)에서도 더 높이라고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飛上.

예리하신 지적은 마지막 4연에서
“배롱나무가 날개를 펴고/ 조금씩 날아오른다”라는 부분에서....
제목과의 관련성을 지적하십니다.
무엇을 “펼쳐 놓는다”는 말이 거느리는 범위는 ‘펼쳐서 (뭔가를) 찾아보다’ ‘짚어보다, 조사해 보다’ 등으로 자기검열이나 성찰의 느낌을 주는데
배롱나무가 백일홍을 펼쳐놓고 “조금씩 날아오른다”, 혹은 “떠오른다”고 본다면
비상하고픈 마음이 인내하거나 성찰하려는 마음과는 살짝 충돌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그럼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피워놓고>라고 제목을 바꿔 본다면(조르바 생각)
선녀가 날개옷을 펼치자 마자, 애들도 나무꾼도 다 놓아버리고 배롱나무가 내빼는 이미지로 가볼까........ 하는 생각을 슬쩍 해봤습니다..
날개를 펴고 조금씩 날아오르는 배롱나무??? 그 선녀???ㅎㅎ

교수님의 지적은 고당도 처방이어서.......
서강 님만이 소화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자꾸자꾸 들여다보고픈 시였습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73 답변글 코로나 19 /이규석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321
6572 망각시대 7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8 152
6571 답변글 망각시대 7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224
6570 구두를 들고 맨발로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8 954
6569 답변글 구두를 들고 맨발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435
6568 머리카락 미인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9-08 502
6567 답변글 머리카락 미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9 214
6566 880회 물빛 정기 시 토론회 안내-티그룹 통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7 222
6565 사과를 깎으면서 (이진흥)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3 156
6564 이규석 선생님께 올리는 용기 한 편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2 149
6563 879회 정기 시 토론회(T그룹 통화)를 마치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141
6562 답변글 회장님 감사합니다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7 187
6561 답변글 목련님의 맑음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9-02 165
6560 애모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242
6559 이별 박물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213
6558 답변글 이별 박물관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7 134
6557 연꽃은 없고 연잎만 남아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179
6556 답변글 연꽃은 없고 연잎만 남아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7 279
6555 처서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258
6554 답변글 처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243
6553 879회 정기 시 토론회 안내(T그룹 통화)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828
6552 티눈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5 601
6551 답변글 티눈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647
6550 끝 엾는 기다림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229
6549 답변글 토론회에서의 감상 후기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26 648
6548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83
6547 답변글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3 142
6546 답변글 878회 정기 시 토론회를 마치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8-14 399
6545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 놓고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95
» 답변글 배롱나무는 백일홍을 펼쳐 놓고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218
6543 878회 정기 시 토론회-T그룹 통화 안내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93
6542 바닥을 드러내다 목련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58
6541 답변글 바닥을 드러내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52
6540 아침에 지다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8-11 146
6539 답변글 아침에 지다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020-08-12 172
6538 김동원 선생님의 시선집, 『고흐의 시』를 받아들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8-05 179
6537 877회 물빛 시 토론회 후기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226
6536 숨바꼭질/ 이규석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216
6535 답변글 숨바꼭질/ 이규석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510
6534 877회 물빛 시토론회 안내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150
6533 이동파출소/ 조르바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235
6532 답변글 이동파출소/ 조르바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146
6531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510
6530 답변글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30 208
6529 안부 정정지 이름으로 검색 2020-07-28 367
6528 답변글 <안부에 대한 토론> 조르바 이름으로 검색 2020-07-29 367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