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바 회장님,
지난 번 토론시간에 읽었던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3련에서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애매하게 들립니다. 특히 "스치는 일에도 가슴 타는 걸/ 사과밭은 제
발등을 꾹 물고 있다"가 그렇습니다. 사과밭이 제 발등을 물고있다는
구절은 독자에게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구절을 나는
다음과 같이 단순하게 고쳐보았습니다. 화자는 마치 죄를 지은 듯한
느낌으로 사과밭은 나왔지만 돌아보니 사과나무는 아무일 없었던 듯
그냥 그대로 있는 것... 그것이 어쩌면 세계(자연)의 참 모습이 아닌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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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밭을 지나다가
몰래 들어가 만져보는데
툭, 탱탱볼 하나가 떨어진다
느낌표 같다
햇빛과 달빛을 업고
봉긋이 몸 피워 올린
목숨 건 일생이 손을 놓았다
덜컥, 가슴 뛰어 나오다가 돌아보니
거기 그 사과나무
아무 일 없었던 듯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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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수정(?)해 놓고, 오후에 들어와 읽어보니
이 시가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