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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말(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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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둥 하나 잡고
내 반평생
연자매 돌리는 눈먼 말이었네

아무도 무엇으로도
고삐를 풀어주지 않았고
풀 수도 없었네

영광이라고도 하고
사명이라고도 했지만
진정 내게 그런 것 없었고

스치고 부딪치고
아프기만 했지

그래,
글 기둥 하나 붙들고
여기까지 왔네

*저는 박경리 선생님 같은 대가는 글쓰기가 그렇게 고통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연자매를 돌리는 눈먼 말에 비교한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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