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화 액자 (임봄)
그곳은 거역 할 수 없는
반듯한 세계
꽃을 방부 처리한 그날부터
우리는 낯선 풍경이 되어 벽에 걸린다
천개의 고원이 살던 책장 앞에서
몇 번인가 사라진 계절
달아나는 것을 포기하면서 부터
슬픔은 등에서 얼룩처럼 피었다
가시는 사라진지 오래
꽂잎은 부드러움을 잃은 지 오래
투명한 유리벽이 목을 죄어도
벽은 단단하고 못은 매섭다
함부로 시들고
함부로 부서지는 꿈을 꾸며
꽃은 오늘도
화사하게 시들어 간다
일상의 지글거림을 지나, 시라는 따뜻한 도시락 하나 싸서 가을 바람이 머리카락 쓸어 올려 주는 큰길을 지나 아음 의 변두리 교외로 나오세요 낯이 선 내가되어, 저녁 7시 인더가든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