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사람이 오즈 님의 시를 읽고
눈물이 난다고 하기에
물빛 홈에 들어와 보니 목련 선생님이 올려놓으셨네요.
읽고 나니 아주 옛날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내부와 외부]라는 단편소설이 생각났습니다.
조금 설정이 다르긴 해도 이 시를 보면,
벽장 속 "비닐봉다리에 묶여진 조롱박"은 시인의 외부에
있는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물건"이지만
십년 세월이 지난 후 열어보니
거기 묻어있는 아버지의 추억이 이제 완벽하게
시인의 내부에 들어와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십년 넘게 팽개쳐 두었던 봉다리를 열고
메마르고 단단히 여물어 있는 나를 꺼낸다
그날밤 나는 아버지의 등에 업힌 나를 벽에 걸었다"
오즈님,
보내드린 불빛 34집 받으신 걸 보니
지금도 김천의 그 아파트에 살고 계시네요.
민지와 승환이 이제는 어른이 됐을 텐데요...
민지 아빠와 민지 엄마 모두 건강하시지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