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반을 세월에게 떼 준 엄마가 하루 종일
공중에게, 공중으로, 전화벨을 쏴 댔다 소방 호스처럼
폭포를 이룬 소리들이 공중으로 가서 부서졌다
휘몰아치는 새 떼들
머리 위에 우두커니 떠 있는 공중, 나는
공중에 머리를 박고 공중에 대해 상상하다가 공중을 증
오하다가
털신처럼 깊숙히 발 밀어 넣고 공중에서,
공중을, 그리워하다가 들이마시다가
깊은 밤 네 창으로 가기 위해
내 방의 불을 켠다
네 불빛과 내 불빛이 만나 공중 어디로 가서
조개처럼 작은 집이라도 짓기나 한다면
이것은 연애가 아니라 공중을 일으켜 세우는 하나의
방식
모든 공중에, 모든 공중을, 의심하거나 편애하거나
생략하기도 하면서
휘몰아치는 저 새 떼들
*오래전 물빛 동인이었던 송종규씨가 새로 시집을 출판해서 보내 왔습니다.
시집 제목은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1989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이번 책이 다섯번째 시집입니다.
대구문학상, 대구시 문화상, 웹진 시인광장 시작품상등을 수상하였습니다.
송종규 시인님 시집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