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인은 대학교 후배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특별했다고들 하더군요. 이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데 감성적이면서도 직관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제 이오타님과 보리밥님이 소리꽃하늘에서 물빛 연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텃밭 이야기 끝에 이랑과 고랑에 대해 헛갈려 했어요. 오늘 아침에 검색해 보니,
이랑 - 흙을 두둑하게 쌓아 작물을 심는 곳 (두둑이라고도 함.)
고랑 - 골이 지게 해서 걸어다닐 수 있고 배수, 바람의 통로가 됨.
그런데 물 공급이 어려웠던 옛날에는 고랑에 심어서 작물이 자라면 이랑의 흙을 떠서 고랑에 공급해 주기도 했다네요. 그래서 고랑이 이랑 된다는 말이 나왔다고도 합니다.
요즘 텃밭에 빠져 해가는 줄 모르고 또 검색을 통해 제가 심을 것들에 대해 공부하는 재미도 큽니다.
아주 작은 텃밭에 온통 돌이라 돌 캐는 재미도 엄청 큽니다. 돈이 나오면 골치가 아프겠지만 돌이 나오면 그 모양에 따라 혼자 온갖 생각을 하며 즐겁습니다. 돌 캐고 가려내느라 허리와 손목과 손가락이 아파 죽을 지경이다가 일한 것을 뒤돌아보면 뿌듯합니다. 이러다 정작 작물은 가꾸지도 못하고 쓰러질 지경~ 누가 보면 엄청 큰 밭에 많은 농사를 짓는 줄 알 정도로 얼굴은 타고 손톱 밑은 늘 흙이 껴서 까맣고...
텃밭을 꽃밭처럼 가꾸며 이 일도 더 늙으면 못해, 지금 많이 해야지란 생각을 합니다. 뭐 하나가 재미있으면 정신없이 빠지는 병이 도진 듯, 텃밭에 미쳤어요! 시 쓸 시간도 소리 공부할 시간도 없어요. 바람과 햇살이 나무마다 시를 써놓고, 새들이 저 대신에 소리공부 하고, 우리 촌집이 제 영역인 듯한 줄무늬다람쥐가 집안 일을 대신 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