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문태준
새는 가는 나뭇가지 위에
나는 암반 같은 땅바닥 위에
새와 나 사이
찬 공기덩어리가 지나가고
물건의 그림자가 흔들리고
새는 위를 내려 아래로
나는 아래를 들어 위로
가끔 바라보고 있다
새는 울어 쌀알처럼 떨어뜨리고
나는 말꼬리가 어물어물하고
요청이 없지만
아주 처음도 아닌 듯하게
두 줄을 띄워가며 하는
이것도 대화라면
썩 좋은
대화
~지난 일요일 가까운 재래 시장에 가서 군것질을 하고 돌아 오는데 아들이 갑자기 '아기새다' 하더군요. 제 눈에는 새가 안보이던데 아들 눈에는 어찌 보였는지...^^
작은 아이에게는 작은 것이 잘 보이나 싶더군요.
오늘 아침 베란다 문을 열고 또 새를 봤나봅니다. 이 번에는 엄마새와 아기새가 날아간다고 하네요. 새야 안녕... 그러는 것이 참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나무에 손을 얹고는 가만히 있더군요. 나무가 뭐라고 하니..
물으니
"나무가 고마워 해요" 그러더군요.^^
사물과 대화를 하는 사람이 시인이라는데 ㅎㅎㅎ
웃음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