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렸던 것을 되찾는 기쁨을 나는 안다
이십년 전 삼십년 전에 걷던 길을
걷고 또 걷는 것도 그래서이리
고목나무와 바윗틈에 내가 버렸던 것 숨어 있으면
반갑다 주워서 차곡차곡 몸에 지니고
하지만 나는 저세상 가서 그분 앞에 서면
당당히 빈손을 내보일 테야
돌아오는 길에 그것들을 차창 밖으로 던져버렸으니까.
찾았던 것들을 다시 버리는 기쁨은 더욱 크니까.
6년 만에 열한번째 시집
'사진관 이층'
"나이들면 체념이 많아지다 보니 언어가 진솔해지더라"며 지난 몇 해
사이 자주 꾼 꿈을 꾸밈없이 노래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