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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시콜콜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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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후면 초등학생이 되는 손녀가 A4 용지를 가지고 와서
식구들에게 나눠 주면서 각자 좋아 하는 음식을 세 가지씩 적어 주면
다음에 자기가 돈 벌어서 사 주겠다고 했다.
매일 먹는게 음식이고, 식탁의 반찬 중에서도 분명 젓가락이 자주 가는
음식이 있는데도 금방 세 가지를 적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들이 모두 심사숙고 해서 적어 낸 종이를 받아 든 손녀가 근심스럽게
말했다. 돈이 너무 많이 들것 같다고.
우리들은 다시 아이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작업을 했다.

갈비살이라고 쓴 사람은 괄호 열고 1인분이면 충분 괄호 닫고
왕새우라고 쓴 사람은 5마리, 베트남산 가능
조기라고 쓴 사람은 1마리 한정, 원양산 가능
울산 현대 백화점 내 중국집의 짬뽕 곱배기라 쓴 사람은 짬뽕 보통으로 충분
감자라 쓴 사람은 5개로 만족...등등
아이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이는듯 했다.

저녁때 자기 집으로 떠나려던 아이가 차창을 열고 말했다.
"고모, 고모는 기름기 없는 갈비살을 좋아 하지요?"

한 이십년쯤 뒤에 나의 딸애(손녀에게는 고모)는
친정 질녀가 사 주는 기름기 없는 갈비살을 구우며
함박 웃음을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부질없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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