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 2012년 10월 16일 셋째 화요일 오후 7시
장소 : 인더가든
늦가을 저녁의 詩
김명인
채집망을 휘두르며 산 세월 어느새 빠져나갔는데
마흔 해도 더 지난 저녁이 한때처럼
미늘에 목매지는 순간이 있다
그와 헤매던 어스름 속일까, 이 벌판은
침묵뿐인데 아뜩한 절규가 똬리를 틀고 앉았다
서로가 잠재운 사이에 꿈이 지나갔나?
지워지기만을 고대하면서 너는 어디 있었느냐?
모른다고 했더니, 내가 낳은 딸이라고 했다
아들도 문밖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우리가 싱싱할 땐 한창 물오른 나무
천근 수액을 까마득하게
퍼 올리기도 했거니
이 갈잎에는 무게가 실리지 않아서
조락 속으로 삭은 징검돌들 얹어본다
어떤 세월도 마음은 지고 가는 빚인데
떠돌기만 했으니 너는
소름 돋은 구름의 일생을 산 거니?
부르지도 않았는데 바람은 겨울비 거느리고 와서
몇 년째 쌓아놓은 텅 빈 기도를 훔쳐간다, 이 무뢰한!
목련님, 이틀 전 물빛의 발자국 소리 무지 크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