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물빛님들, 안녕하세요?
그저께는 모임의 요일이 바뀐 줄도 모르고 있다가 결석하였습니다.
홈에 자주 들렀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회원으로서 깊이 반성합니다.
추임새 회장님에게 "나에게는 따로 전화하지 않아도 된다"고
제가 먼저 말해놓고선 약속을 못 지킨 결과가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지난 주말에 저는 2박3일로 금강산 구룡폭포에 갔다왔습니다.
등산학교의 동계반 과정에 입교하여 마지막 3주차 수료등반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지요.
몇 달간 암벽하는 사람들을 따라다니다가 남들이 동계반 간다기에 덩달아 갔더니,
역시나 힘에 부쳐서 아주 혼이 났습니다.
동료들에게 되도록이면 폐를 덜 끼치려고 인공빙벽에서 그동안 나름대로 연습은 했지만
나이가 나이니 만큼 체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빙벽 타는 것이야 남들 10m 오를 때 저는 2m만 오르고 하강하면 되지만,
장비가 있어 더 무거운 배낭을 지고선 구룡폭포까지의 한 시간 정도 산길을,
그것도 시간에 쫓겨서 헉헉거리며 사흘 간 오르내렸던 일이, 저로서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평소에도 동작이 굼뜬 제가 이번에도 장비 챙기는 것도 늦지, 이동하는 걸음도 늦지...
아무튼 저는 일행 중에 말하자면 큰 골치덩어리였습니다.
(이 점은 북한의 지도원 선생도 인정했습니다 ㅎㅎㅎ)
이런 제 모습을 보다 못한 한 젊은 친구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운동도 나이에 맞게 해야 합니다" 하며 아주 정중하게 충고해주더군요. ㅎㅎㅎ
어제, 물빛 어느 분께 전화를 드렸더랬습니다.
"***님, 날씨도 따뜻한데 내일 선생님과 산에 갑시다."
"하하, 바빠서 못 갑니다."
명절을 앞두고 모두들 마음이 바쁘실 거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아듣고는
다른 분들께 전화를 더 드릴까 하다가 그만뒀습니다.
제가 이렇게 바보 한심이입니다. ㅎㅎㅎ
** 이번 구룡폭포 빙벽등반에는 KBS대구방송 취재진 세 분이 동행했는데요,
오늘(27일. 금요일) 저녁 7시 25분에 방영하는 '금시초문' 프로그램에 나온다고 합니다.
기합 받는 여러 모습들-오리걸음이나 팔굽혀펴기, 피티체조 등-도 아마 나올 겁니다. ㅎㅎㅎ
*** 선생님, 저 아래 댓글에서 회장님, 카타르시스님, 그리고 물빛님들...
궁금해하시는 저의 산행기는 나중에 써보겠습니다.
설 명절 잘 보내십시오.
****빙벽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는 어디 있을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