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외로움인 줄 모르고
이규리
시멘트와 물을 비벼 넣으니 단박에 벽이 생기고
벽을 사이로 순식간에
안과 밖이 나왔다
단단하구나 너에게
그게 외로움인 줄 모르고 비벼 넣었으니
이쩌자고 저물 녘을 비벼 넣어 백 년을 꿈꾸었을까
벽이 없다면 어떻게 너에게 기댈 수 있었겠니
기대어 꿈꿀 수 있었겠니
벽이 없었다면 날 어디다 감추었겠니
치사한 의문들 어떻게 적었겠니
받아 주었으니, 기대었으니
그거 내 안으로 들어온 밖 아니겠니
밖이 되어 준 너 아니겠니
철모르게 덥던 여름도 슬쩍 숨어버리고
오늘은, 어제까지 끼고 지내던 선풍기는 뒷 전으로
밀려났나 봅니다. 시원한 날입니다
가을인 듯 합니다 추분을 며칠 앞둔 날입니다
원고 정리를 해야 할 때가 되어가지요
환절기에 몸조심 하세요
정겨운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