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가 불쑥 꺼내든 장미가시에 찔려 얼마나 아팠나요
오묘하고 향기롭지만
가슴을 베는 당신의 쓸쓸한 말 한마디에
피 줄줄 흘리며 탱탱한 가시를 세우는 장미
때론, 사랑의 심장을 찔러
한방울 피를 얻어 마시고 더 붉고 싱싱해지는
아, 아, 나의 장미
자오선으로 몸을 감고 풀기도 하면서
열매도 없는 씨방
허영의 뜨거운 슬픔으로 익히기도 하죠
당신이 사랑의 갈증에 불 탈 때
이슬로 빚은 내 입술로 농염하게 적셔 드린다면
어떤 시인처럼 장미 가시에 찔려 죽는 몽유를 드린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