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호텔 커피숍 외
정신이 없다
맞선 당사자의 이름이 적힌 팻말들이 종소리에 맞춰 테이블 사이를 지나다니고 선남선녀들이 주스 녹차 커피 속에 넣어둔 계산기로 상대방의 마음을 조곤조곤 두드리느라
토요일 오후 그랜드호텔 커피숍은,
가을 단풍
언제 다 입어볼까
올 가실에는 좋은 소식 기다린다며
지인이 건넨
저 많은 색색의 팬티를
자랑할 때라곤
어머니 밖에 없는데
목련
나래짓을 한다
겁도 없이
막 둥지를 차고 나온
비둘기들이
하나, 둘, 셋……
화탕지옥 속으로
*이진흥 선생님을 비롯한 물빛 동인 여러분 연말 잘 보내시고 경인년 새해에는 늘 행복하시고 문운이 충만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