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습니다. 10월 1일부터 걸었으면 오늘이 열 이틀째가 되는군요. 그런데 전라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발하여 벌써 충청도 증평에 도착하셨다니...... 정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행의 길, 그저 묵묵히 걷는 일뿐, 거의 아무 생각도 못 할 만큼 걷는 일만 하고 있>군요. 우리들은 대체로 <그렇게 걸어서 무엇 하려고?>라고 묻고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렇지만 <무엇하기 위해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그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과정의 외로움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서경애씨는 그야말로 힘들고 무의미해 보이는 단순한 행위를 유희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아무런 현실적인 보상도 없는 일을 <참 멋있고, 잘 시작했다>고 생각하신다니, 존경을 보냅니다. 건강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