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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소리 ( 도종환의 산방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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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소리 ( 도종환 )

밤바람이 찬비를 흩뿌리며 지나갑니다. 차가운 빗방울에 등을 맞은 추녀 끝의

풍경이 젖은 소리로 웁니다. 낮은 하늘로 내려와 계곡을 거슬러 내려가던 바람

은 가다가 돌아와 팽나무 잎을 허공에 던지기도 하고 상수리나무 빈 가지를 툭

툭 분질러 보기도 합니다.

이 산골짜기를 오가는 바람에게 풍경은 많이 얻어맞으며 삽니다. 쇳덩이로 제

몸을 때리며 사납게 몸부림치는 날도 있습니다.

추녀 끝의 양철 물고기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흔들립니다. 양철 물고기가 흔

들릴 때마다 풍경은 같이 흔들리며 웁니다. 양철 물고기처럼 우리의 마음도

작고 납작하여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립니다.

이렇게 밤비 내리는 날은 마지막까지 나뭇가지를 잡고 있던 나뭇잎들이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안고 나무를 떠나는 날입니다. 그 나뭇잎들의 사무치는 마음

을 생각합니다. 그 나뭇잎들의 사무치는 마음을 안고 밤새도록 풍경이 웁니다.

나뭇잎들을 대신하여 울부짖기도 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한

밤중을 넘기면서 풍경은 천천히 은은한 소리로 바뀝니다.

쇳덩이로 제 몸 을 때리며 울던 소리가 은은한 소리로 변할 때까지 풍경은 얼

마나 많은 바람을 만났을까요.

은은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다시 제 유영의 속도로 돌아와 깨어 있는 양철 물

고기처럼 우리도 어둠 속에서 깨어 있기를 바랍니다.

(전문을 다 올리면 너무 길것 같아 제가 일부분은 생략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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