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결한 열락으로
가지에다 여름밤은 달빛을 풀어내고
여인은 개울에서 풍만한 알몸으로 목욕한다
달과 여인은 신비로운 안개꽃에서 피어나
저들 높이 오르려는 황금 날개 파닥이며
불꽃같이 신선한 밤 대기를 부수고 나와 눈을 찌르거늘
나 또한 그윽한 눈으로 너희들을 바라보고 있어도
어느 틈에 가슴속은 모닥불같이 뜨겁게 달아올라
다시없는 열락을 꿈꾼다
매끄러운 대리석 피부를 지닌 고혹한 여인이여
너는 여왕처럼 걸어 나와 나를 발밑에 꿇어앉히고
투명한 모슬린을 반쯤 어깨에 걸친 채,
요염한 시선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참으로 너는 고혹한 아름다움으로
내 심신을 뿌리 채 흔들며 나를 사로잡는다
그래 짐승의 탐욕 이승의 잡된 생각 재빨리 털어내고
네가 바라는 고결한 열락으로 나를 이끌어간다
오오 순수하고 무결한 여왕
넌 탐스러운 주홍의 입술로 심신을 빨아내며
나의 넋은 내 누이인 너에게 날아간다
맑은 이슬과 기쁜 눈물로 나를 씻어내고
사향 냄새 뒤섞이는 밤 침실을 내려와
달빛은 머리카락을 풀고
나는 혼곤한 잠에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