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도....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
05-10-31 10:52

생각만으로도....

조회 수 96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착한님, 서점에서 가슴 설레는군요.
그 마음 깊이 이해합니다.
저는 서점에서 서가를 쳐다볼때면 가슴 뿌듯한 부자가 된듯 하더이다.
비록 내 책은 아니고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저 책들을 언젠가
읽으리라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던데.....

'이때부터 인간은 공간을 걸어간 날들의 수로써 측량했다.
거리란 얼마간의 시간일 뿐이었다.
무언가를 아끼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비축해두지 않았다. '

읽고서 위에서 처럼 좋은 글 인용해 주시오면....
좋은 책을 읽게 된 님께 축하를 드리며....
*


빨간 모자를 쓴 사내
문신


바람이 불어 흔들릴 때마다
빨간 모자를 쓴 사내, 제 발 밑에 구름 떠 있는 줄 모르고
휘이익- 휘파람을 불었다 옆구리에 걸어놓은 물동이에서
비눗방울 몇 개 비명처럼 날아오르고
그래도 믿는 건
하늘 어디쯤 매달린 동아줄 한 가득
그는
먼지 앉은 유리창을 힘주어 닦는다

언제나 아래로만 내려가는 삶
더러는 윤기 나는 생활을 꿈꾸기도 하면서 그 사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닦는다
세상의 얼룩은 찌들어만 가는데
삶은 왜 이렇게 가벼워지기만 하는 걸까
닦고 또 닦아도 선명해지지 않는 얼굴이 있어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 간신히 매달려 있는 낯선 사내 울 듯 말 듯
그 사내 서둘러 마른걸레로 훔쳐낸다
누가 그에게 동아줄을 내려주었을까
가끔씩 허리를 묶은 동아줄을 확인하면서···· 제 삶을 확인하면서
그 사내
비눗방울 같은 휘파람을 분다
또 한번 줄을 풀고 내려가면
거기에도 흐린 얼굴 하나 떠 있을 거야
흔들리면서 그 사내 바람이 된다

걸레질을 멈추고
잠깐 생각의 끈을 놓았을 뿐인데
빨간 모자를 쓴 사내
어느덧 구름 위에 떠서···· 휘파람처럼 메아리 없이 떠서
그의 삶처럼 습기 많은 먹구름을 닦고 있다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805 답변글
우주님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6
935
6804
문인수시집[쉬!]출간기념 <사인회 및 시인과 독자의 만…
권영호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11
934
6803 답변글
지원금 확정, 축하합니다.*.*
우주 이름으로 검색
02-27
934
6802 답변글
<한산모시문화제> 물빛나들이(06.5.5) 사진 몇 장
침묵 이름으로 검색
05-06
931
6801 답변글
여한이 없는 삶을 사신 수녀님들.....^^
우주 이름으로 검색
04-10
931
6800
축! 김연대 선생님,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18
931
6799
돌아온 우산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10
930
6798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21
930
6797
오르텅스 블루의 <사막>
착한 여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3-30
928
6796 답변글
지금도 콩나물 갱식이를 가끔...
온소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7
928
6795 답변글
<물빛>이 아름다운 또 다른 이유
윤정원 이름으로 검색
12-11
928
6794
가을향기 속에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8
927
6793
제934회 시토론회
해안121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927
6792
고대의 연애시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16
925
6791 답변글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칸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8
925
6790
아득한 성자 ㅡ 조오현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4-04
925
6789
봉숭아(칸나님께 드리는 곡)
착한여자 이름으로 검색
09-28
923
6788
제 650회 물빛 정기모임 후기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1
923
6787
그해 가을 (이기철 시인의 어린시절 이야기)
목련 이름으로 검색
05-21
922
6786
나의 별명 돌샘
돌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2
922
6785
牛生馬死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3-16
922
6784
제 624회 물빛 정기 모임 후기
하루 이름으로 검색
09-15
921
6783
932회 시토론회 안내
해안121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5
921
6782
너는 모든 것이다(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예찬)
하이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5-05
919
6781
제916회 물빛 정기 시토론 후기
해안121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5
919
6780 답변글
오즈님, 반갑습니다.^^-저어새 '각시히로' 보십시오.
우주 이름으로 검색
01-02
918
6779
제 953회 시토론 후기
서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26
917
6778 답변글
물빛33집<한 잎의 어둠>출판기념회사진7
침묵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3
916
6777 답변글
철근을 옮기는 법 (윤성학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3
915
6776
송종규 시인 올해의 작품상 수상!!!
목련 이름으로 검색
05-22
913
6775
서강의 힘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10-25
913
6774
새 게시판으로 바꿉니다
오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3
912
6773
독서노트13 - 나는 걷는다 2
덕산 이름으로 검색
10-17
912
6772
우아한 손이 따른 술잔에
구름바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3-23
910
6771 답변글
소월문학상 수상작을 올립니다. 공중/송재학
우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26
910
6770
혹시 금달레를 아세요?
맥가이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05
907
6769 답변글
해변의 사나이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07-14
906
6768
제 637회 물빛 정기 모임 후기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3-23
904
6767
찬장을 열면(1월 3일 영남일보 문화산책)
메나리 이름으로 검색
01-10
904
6766 답변글
고마운 오즈님!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03
903
6765 답변글
목련님^^침묵님^^~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10-18
902
6764
매화 (이진흥)
목련 이름으로 검색
11-04
902
6763
오일도 시인의 시 두 편 (5월 화단, 내 소녀)
목련 이름으로 검색
06-01
901
6762 답변글
가을 산에 올라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3
901
6761 답변글
물 쇼도 보고, 분 냄새도 맡으며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06-24
900
6760 답변글
빈집의 약속/문태준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10-11
89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