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 남자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집 밖을 둘러보러 나갔다가
쓰레기 매립장으로 파 놓은 깊은 웅덩이에 빠진다
손으로 더듬어도 흙과 돌 밖에 만져지지 않는 어둠의 뼈들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와 주질 않는다
절대 절망속에서 메아리만 둥굴게
생채기난 흙구덩이를 파문져 돌아온다
어쩌면 나도 소경처럼 수 십미터 흙구덩이에
빠져 있는것은 아닐까
절대적인 소외감과 구덩이만한 하늘의 원통속에
갇힌 것은 아닐까
견딜수 없는 외로움이 가시로 만든 면류관처럼
머리를 조인다
나는 죽을 때까지
완벽한 고독과 어둠의 뿔 같은 불안속에
절벅거리며 살아야 하는겔까
겨울 벌판에 떨어진 별똥별처럼
더 이상 어떤 빛도 가질 수 없는
전생에 지은 죄를 받고 있는게 분명하다
TV 소리도 없으면 사람인지 조차 인식못 할
허공의 일부분이 되어
잊혀진 별처럼
무채색 벽을 통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