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오늘 내가 / 김언희 > 정겨운속삭임

본문 바로가기
|
06-10-26 00:42

이봐, 오늘 내가 / 김언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목    록  
학교의 ‘문학 포럼’에 ‘트렁크’란 시로 유명한 김언희 시인이 왔었어요.
동안은 젊은 예술인들이 주로 와서인지 문학하는 사람으로서의 ‘비장함’ 같은 건
잘 찾아볼 수 없었지요.
그런데 김언희 시인은 달랐고, 그래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평생 비주류로 살길 원했는데, 어느새 주류가 된 듯해서 슬프다는 이야기,
10년을 그리워하다가 기적처럼 만난 어느 화가에 얽힌 이야기,
무엇보다 그 화가의 작품 앞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예술정신에 부끄러웠다는 이야기,
그렇게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그렇게 썼다는 이야기….
시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 비장함이 가슴을 쳤습니다.
작가를 만나고 나면 ‘뭐, 작가야 그저 작가고 작품은 작품이지.’ 라고 자위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고,
사람 때문에 그 사람의 작품이 새로 읽고 싶어지는 작가가 있는데, 이 시인은 후자더군요.
시인의 시 한 편 올립니다.

아 참! 메나리님의 글 밑에다 주절주절 내 얘기만 했네요.^^
메나리님, 사진 잘 봤습니다.
상처는 많이 나았나요?

이봐, 오늘 내가 / 김언희

문이, 벌컥
열리고 헐레벌떡 추억은
되돌아온다 마치 잊은 것이라도 있다는 듯이
추악한 삶 보다 끔찍한 것은 추악한 추억
까마귀 고기를 먹어가며 추억은
정욕과 망각의 까마귀 나를
구워 먹으며 추억은
나보다 오래
살 것이다 헐떡거리며 추억은 백 살까지
발기할지 모른다 이미
백 살일까, 이봐
오늘 내가
백 살이야?
TAG •
  • ,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713 답변글
- 곰곰, 수정해 본 시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3-01
860
6712
옷이 날개
돌샘(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04
859
6711 답변글
마당의 풀만 메다 죽다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04-18
859
6710 답변글
오도송ㅡ비구니(송나라)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04-14
858
6709
제 788회 물빛 정기모임 후기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4-13
858
6708 답변글
즐거운 .. .
목련 이름으로 검색
01-04
858
6707
너도 한 낱 가랑잎이다
로즈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27
857
6706
미소년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12
855
6705
나의 첫 작품
돌샘 이재영 이름으로 검색
02-15
854
6704 답변글
정정지 회장님^^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28
854
6703
자비출판````이화은
우주 이름으로 검색
04-04
853
6702
영화 1 - 쌍화점-
카타르시스 이름으로 검색
01-22
852
6701 답변글
이진흥 시인의 근작시 2편
서강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28
852
6700
東洛(동락)소견
하이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7
851
6699
제745회 정기 모임 후기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6-25
851
6698 답변글
구름바다 선생님! 시집 출간을 하늘만큼 하례드립니다. …
우주 이름으로 검색
06-09
851
» 답변글
이봐, 오늘 내가 / 김언희
착한 여자 이름으로 검색
10-26
848
6696
조지훈 시인의 시 두 편 (승무, 완화삼)
목련 이름으로 검색
05-30
848
6695
평주 선생님!! (가산산성 물빛산행사진 석 장)
침묵 이름으로 검색
05-31
847
6694
풍경 소리 ( 도종환의 산방일기 중에서 )
목련 이름으로 검색
02-17
847
6693 답변글
흰 바지가 한 벌 수트라야 안심할껴!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17
847
6692
해인사
칸나 이름으로 검색
07-16
846
6691
2005 경산예술제
김상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0
845
6690
6월 물빛산행, 내연산 (6.24.토)
침묵 이름으로 검색
06-22
845
6689
어머님 그리워 (신사임당) 와 동시 어머니 (김종상 )
목련 이름으로 검색
05-22
844
6688
크리스마스(수정작)
미소년 이름으로 검색
12-25
844
6687
커피와 녹차
이재영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8-14
844
6686
한 번 물빛 회원은 영원한 물빛회원
로즈윈 이름으로 검색
05-09
844
6685
미지근에 대하여 (박정남)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9-18
844
6684 답변글
댓잎들의 폭설 (전동균 시)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21
843
6683 답변글
구름바다 선생댁 혼사 안내
이오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22
842
6682
모임 후기
추임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2-09
841
6681 답변글
가창 정대리 <루소의 숲>
침묵 이름으로 검색
08-11
841
6680
유희옥 님, 회원이 되심을 환영합니다.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3
840
6679
허브 -구현우-
카타르시스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11
840
6678
가슴 깊은 곳, 첫사랑이 울고 있나요
로즈윈 이름으로 검색
05-07
839
6677
비밀 일기
추임새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7
838
6676
만남 그리고...
카타르시스 이름으로 검색
01-09
838
6675 답변글
축하, 또 축하 *^^*
메나리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17
836
6674 답변글
오춘기
두칠이 이름으로 검색
01-04
836
6673
모임후기
온소리 이름으로 검색
04-11
834
6672 답변글
정해영 시인의 시집 <왼쪽이 쓸쓸하다> 출판기념회10
하이디 이름으로 검색
05-28
834
6671
물빛 4월 산행
맥가이버 이름으로 검색
04-14
833
6670 답변글
망각일기·10
조르바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01-13
833
6669 답변글
참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카라 이름으로 검색
02-27
832
6668 답변글
제 시를 프린트하시느라 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목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2-24
832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Copyright © mulbit.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