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말했다
네 손이 찬걸 보니 가을이 왔군
우린 바스랑거리는 굴참나무 낙엽 위에서
뜨거운 젊음을 뒤척이면서
서로의 체온을 마시고 있었다
최백호의 노래가 눈물겹다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차라리 하얀겨울에 떠나요.........
우린 지독히 밀착되어 있었고
그의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하얀 겨울에
그는 내 머리 위에 자신의 큰 키를 올려놓고
상처로 일그러진 가슴에 군불을 지피고 있엇다
올핸 더욱 더 사랑해 줄꺼야
모세혈관을 걸어올려 그가 쉐타를 짜기 시작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다
그렇게 사랑은 영원할 것 같았다
어느날 문득 그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잠들 수가 없었다
나는 불면을 캐는 광부가 되어
그를 찾아 온 산을 파들어갔다
나는 진창이 되어 뒹굴었고
내 몸과 영혼은 석탄더미에 깔려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강변에 갈대 머리가 하얗게 세어 있었다
그리움 마져 털어버린 허깨비처럼
빈 갈키로 허공을 긁고 있엇다
아아 이 가을 또한 깊었으니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