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를 먹으며
친구 성희가 생각난다
점심이나 식사를 같이 할 때 조기가 나오면, 漁頭一味라며 끝까지
맛있게 발라먹던 친구
입원실에서 본 것이 마지막 모습이다, 머리를 밀어서 송송
나오고 있는 중인데, 총무 차재희, 반야회 기쁨조 갑용이는 어디에
있나? 평소엔 얌전하기만 하였는데, 횡설수설 지난 과거에 갇힌 듯
연결이 잘 안 되는 이야기를 중얼거렸다
전화기는 끊어져있고, 휴대폰은 누군가 받지만 말도
않고 듣기만 하다가 놓아버린다, 불러봐도 대답 없는 친구
지난 구정 윷놀이하는 날
일찍 오면서 자기가 만든 도자기 작은 화분에 풍란을 들고
왔었다, 그 화분은 툭하면 건들려 넘어지고 깨져 다른 화분에 옮겨
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새 잎을 잘 피워 올린다
창가에 두고 보면서 그의 건강상태를 가름해본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