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님, 자주 뵈어서 좋아요.
저는 국수를 이렇게 먹지는 않았지만....
어떤 사물이든지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이 있게 마련인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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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유홍준
고개를
푹
수그리고 먹는 음식이다
그릇속에, 깊이
머리통을, 쳐박고, 울면서, 먹는, 음식이다
후루룩후루룩............ 울음을 빨아 당기며 울음 한 건더기 울음 한 뭉텅이 집어 삼키며
말매미 자지러지게 울던 그해 여름
터미널 근처,
눈물로 간을 맞춰 먹던 물국수 생각
입맛이 없을 때마다 떠오르는,
까닭도 없이 눈동자만 뻐끔하던 아이들에게
눈물 肉水에
麵(면) 말아 먹이고 떠난 포풀린 치마
양산처럼 동그란 어깨 옹송거리고 떠난 그 여자 생각
어머니...........
국수가락은 가슴에 뿌리 박은 나무의 잔뿌리 같다
맞다, 후루룩후루룩 울음을 빨아당기며
울음 한 뭉텅이 집어 삼키며
터미널 근처에서 먹는 국수는 내 눈물의 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