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모(愛慕)*
돌샘이재영
삼백예순여섯 날을
하루같이 눈앞에 바라만 보았다
말 한마디 나눈 적 없이
헤어지던 날 마지막 순간에도,
눈빛 한 번 주지 않고 떠난 사람아
강산이 수없이 변했고
세월은 무수히 쌓였건만,
이젠 한 송이 하얀 백합꽃으로 남아
내 가슴속에 뜨겁게 피어난다
앉은 자리마다 향기로 적셔놓아
네 미소와 별빛 눈에 빠질 때,
그 눈빛 쏘는 듯 따가워 바라볼 수 없었고,
그 웃음 뜨거워 가슴 깊이
파도만 일으켜놓고 사라진 사람아
이젠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그 모습 지금도 옛날같이 고우실까,
한 점 티끌도 없는 하얀 백합꽃 한 송이로
어느 먼 곳에서 꽃 피어있는지,
그리움 해일(海溢)처럼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