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이진흥
모두가 잠들고 창가
유리컵 속 찰랑거리는 어둠으로
당신은 온다, 애절하게
피뢰침에 찢긴 속살, 푸른 정맥이 몇 가닥
아파트 옥상에 걸리고 당신의
흰 목, 그늘의 일부가 흔들린다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와서 물마시고
당신은 돌아선다 재빨리 나는
본다, 창가에 놓인 유리컵 가장자리
아, 지울 수 없는 투명한
슬픔 하나가 묻어 빛난다
*오늘 ‘매일신문’의 ‘엄원태의 시와 함께’는 탁월한 시를 한 편 선택했더군요.^^
선생님, 보내주신 책은 잘 읽고 있습니다.
홈에서 읽은 글들이 있어서 자연스레 예전 일들을 떠올리면서 읽습니다.
만어사의 ‘경석’처럼, 제겐 선생님의 글에서도 맑은 풍경소리가 울리는듯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