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시대 2>를 퇴고해 봤습니다. 직설적인 표현들을 에둘러 살을 입히고 달래니, 처음의 거친 원성이 순화된 느낌입니다. 시는 오래 다듬어야 맛이 드는데, 성질 급한 조르바에게 늘 성질 죽이라고 일러 줍니다.
망각시대 2
가을은 단풍 잎새를 쫘악 훑어가며 스캔 뜬다고 호들갑이더니 볕이 산허리를 넘어가자 금세 토라진다 뼈마디 붉은 울음을 어둠으로 묶어 귀곡산장 담벼락에 주저앉힌다 떨어지는 고요가 빈 단두대 같다 바람도 숨을 참고 있는데 발밑에 깔리는 따뜻한 입맞춤들 아무도 없어서 지구 밖이 환해진다